김성한 전 안보실장 “美대선 전까지 1년반이 확장억제 ‘골든타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월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美 대선주자 중 동맹 경시 인사 있어"
핵 기획·작전 ‘디테일’ 숙지 주문도


윤석열 정부 첫 외교·안보 사령탑이었던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까지 남은 1년 반이 우리에게 주어진 (한·미 확장억제의) 골든 타임"이라고 26일 말했다.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출범으로 첫 단체를 잘 꿴 만큼, 조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확장억제의 ‘작전계획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 ‘워싱턴선언과 한미동맹의 미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내년 미 대선은 미국이 과연 자유주의 국제질서 속에서 동맹을 중시할 것이냐, 신고립주의로 회귀해 동맹으로부터 멀어질 것인가를 판가름 짓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현재 대선 예비주자 중에는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적 사고를 가진 인사들이 있다"며 "미국 우선주의가 신고립주의적 색채를 띠게 되면 외국과의 군사동맹을 경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남은 기간 내에 한·미 확장억제를 작전계획화하고 핵 운용체계를 우리가 제대로 숙지할 수 있게 실무협의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준비할 당시 윤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에 ‘북핵 고도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방도를 강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냉전 시기부터 지금까지 확장억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동맹국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추상적 약속만 반복했고, 그러다 보니 비핵 동맹국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근거를 자국민에 설명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김 전 실장은 "핵 기획을 넘어 핵무기 실행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실행력 제고를 한·미 양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조율한다는 의미로 핵 ‘기획’이 아닌 핵 ‘협의’란 용어를 쓰게 된 것"이라며 "NCG를 통해 핵 협의와 소통을 해나가면서 핵 기획·작전 등에 관한 ‘디테일’을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를 맡은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도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이승만 대통령의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박정희 대통령의 한·미 연합사령부에 부응하는 한·미 간 핵 협력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현 정부가 역사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