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구 고령화로 10년 뒤 사회보장기금 고갈

이민 늘어도 의료비 부담 불가피
피치, 올 4분기 완만한 침체 경고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이민으로 청년 인구가 꾸준히 유입 중인 미국에 대해 인구 고령화·의료비용 증가 등에 따른 부채 증가와 금리 상승 등으로 향후 10년간 이자 상환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미국의 실물경기도 신용여건 악화와 투자 감소, 소비 하락 등으로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완만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피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더 높은 이자금리와 부채 증가로 이자비용 부담이 커지는 반면 재정정책 개혁이 없으면 인구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비용 상승으로 고령층 관련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는 2033년까지 이자비용이 미 국내총생산(GDP)의 3.6%로 현재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CBO는 또 같은 기간 메디케어 및 사회보장에 대한 의무지출이 GDP의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7월 미 국립 고령화위원회(NCOA)는 65세 이상 노인 1500만 명 이상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며 증가하는 주택 및 의료비와 저축·일자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CBO는 2033년까지 사회보장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고 병원보험신탁기금도 2035년 바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피치는 미 정부와 일부 전문가 예측과 달리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미 실물경기도 약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미국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022년 2.1%에서 올해 1.2%로 둔화하고 2024년에는 0.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실업률과 함께 노동참여율이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1%포인트 낮아 중기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연착륙을 점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