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LH 부실시공’ 국토부 조사 마치면 곧바로 수사

경찰 “국토부 의뢰 오면 수사”
건설법위반·뇌물 적용 가능성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들의 ‘철근 누락 부실시공’ 실태가 드러난 가운데 수사 당국도 국토교통부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사 전 과정에서 벌어진 위법 사항들에 대해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토부에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사 의뢰가 접수되고 조사 결과가 넘어오면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는 아파트 설계·시공·감리 전반에 걸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가 우선 적용될 소지가 크다. 부실 감리 의혹에 따른 건축법 위반 부분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5개 단지 중 LH 퇴직자들이 속한 업체가 각각 14곳의 설계와 9곳의 감리를 담당한 것으로 나타나 LH와 설계·감리 업체 간 유착 의혹도 수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돈을 주고받고 부실시공 및 감리를 했다면 뇌물 혐의로 강하게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국토부가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지하주차장에 도입한 293개 단지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사태가 확산할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H를 상대로 입주자들의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주 예정자들은 철근 누락 등 하자를 이유로 LH 측에 계약해지를 요구하거나, 지연 입주에 따른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미 입주한 피해자들도 철근 누락에 따른 분양비 차액 등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태·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