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다음은 여가부 거론… 순차개각으로 국정 드라이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뉴시스

방문규 산업부 장관 지명자
한미일 ‘공급망 협력’ 속도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한 배경에는 원자력 발전 활성화·반도체 공급망 확충 등 핵심 정책을 보다 속도감 있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산업부를 시작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사태로 여권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된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순차 개각을 단행해 집권 2년 차 국정 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산업부가 탈원전 폐기 등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속도가 더디고 그간 정책 성과도 뚜렷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대통령실 내부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장관 체제에서 산업부가 원전 활성화뿐 아니라 한국전력공사 구조조정 등 주요 현안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못하고 모호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하라”고 공개 질타한 지 하루 만에, 강경성 당시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산업부 2차관으로 임명한 것도 부처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됐다. 차관 교체에 이어 장관까지 바꾸며 부처 체질 개선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반도체 공급망 연대 등 산업부 소관의 정책 추진력이 절실하다는 판단도 장관 교체의 핵심 배경으로 거론된다.

방 실장을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데는 기획재정부에서 재정정책과장·예산실장·대변인 등 핵심 직위를 거치면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작용했다. 기재부 출신 인사가 장관직을 맡는 데 따른 산업부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고민을 거듭했지만 방 실장이 새 정부 첫 국조실장으로서 정책 조정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차기 국무조정실장 후보로는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여가부 등 추가 개각을 시차를 두고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여가부 등 중앙부처, 전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우선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장관이 한덕수 국무총리로부터 잼버리 현장을 지키라는 지시를 받고도 야영장을 벗어나 인근 국립공원 숙소에서 묵으며 하루도 숙영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나타나 경질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