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은 과제는 ‘폐로’…72조 원 비용·핵찌꺼기 처리 난항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연합뉴스

데브리 추출 작업 고난도
올 하반기 작업 시작 계획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남은 과제는 원전 폐로 비용 마련과 핵연료 찌꺼기(데브리) 처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올 하반기 안에 제1원전 2호기 원자로에서 폐로 작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쿄(東京)전력은 올해부터 폐로 과정 중 최대 난관으로 여겨지는 데브리 추출 작업을 시작하지만, 8조 엔(약 72조7616억 원)에 달하는 폐로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폐로 예산 총액 8조 엔 중 약 6조 엔이 880t에 달하는 데브리 제거 작업에 쓰일 예정인데, 원전 내의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고 꺼내는 방식도 명확하지 않아 제거 비용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도쿄전력은 당장 직전 분기인 지난 3월 분기에 2853억 엔의 적자를 낸 상태라 재원 마련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최근 10년간 2016년 3월 분기를 제외하곤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해왔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2051년까지 폐로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음에도 전문가들은 폐로 작업이 최소 30∼40년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녹아내린 데브리를 모두 제거하는 게 폐로의 핵심 작업인데, 내부 방사능 수치가 워낙 높아 단 한 조각도 꺼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앞으로 길고 험난한,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1원전 1호기 원자로 본체(원자로 압력용기)를 지탱하는 원통형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인 페디스털 내부 철근 부식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 일각에서 내부 손상이 심화할 경우 440t가량 되는 원자로 본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월 도쿄전력이 촬영한 사진을 이용해 페디스털 내벽 일부가 녹아내려 바닥에 대형 덩어리가 생기고 내부 벽면 철근이 노출되다 못해 일부 변형되는 등 손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