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했던 전 직장동료 피하기만 하는 게 잘하는 걸까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3-08-30 08:59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직장에 같이 근무할 때 왠지 불편한 직장 동료가 있었고, 이제는 저도 그 사람도 각자 이직해서 다른 곳에 있습니다. 아직도 가끔씩 연락이 옵니다. 안부도 묻지 않고, 연애나 자기계발 팁을 빙자해서 자랑을 시작합니다. 게다가 거기에 휘말려 제 생활에 대해 얘기하면 “왜 운동을 안 하느냐”, “이런 운동이 좋다”면서 조언을 쏟아냅니다.

따로 만나지는 않고 예전 동료들 모임이 있는데, 사실 그 사람 때문에 가고 싶지 않지만, 때로는 그 사람 때문에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자기계발서 여러 권을 읽고 유명한 사람의 유튜브를 봐도 자기를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맞서는 게 옳은 방법인 것 같은데 성격상 저는 그만 연락하라고 당당하게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슬쩍슬쩍 피하는 저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소극적 대답·핑계대고 조금씩 거절하는 것도 사회생활의 기술

▶▶ 솔루션


자기계발서나 심리서는 일반적인 대중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각자의 성격에 맞춘 해법이라기보다는 광범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정신과의사와 작가를 둘 다 해 본 입장에서, 진료를 할 때는 바로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려고 애쓰지만, 책을 쓸 때는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 되는 일반론을 언급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책에 나오는 해결책이라고 해서 나에게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 세상에 정보가 부족해서 낭패를 겪는 경우는 드물고 수많은 정보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을 취사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어렵습니다. 잘 골라 먹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권위 있는 인물의 충고라고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충고를 내 실생활에 적용하면 어떨지 가정해 보고 가능한 상황을 최대한 여러 가지 상상해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뇌가 모의실험(시뮬레이션) 능력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문학 등 다양한 독서가 필요합니다. 뇌과학적으로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자기계발서만 편식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도움 됩니다.

갈등 상황에서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상적이라는 까닭으로 갑자기 자신의 성향과 정반대인 행동을 하려다가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특히 내향적인 성격, 또는 병적인 수준이 아니어도 약간 회피적인 애착 유형의 사람이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을 동경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싸움에서 지지 않는 방법은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 하고만 싸우거나, 아니면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꼭 직선적인 말을 하거나, 맞서야만 이기는 것이 아니며 지혜롭게 피하는 순간도 필요합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 소극적 대답이나 다른 핑계를 통해 조금씩 거절하는 것도 사회 생활의 중요한 기술입니다. 자기 성격에 맞는 행동을 찾아가는 것이 결국 성장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