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만원→898만원’ 공사비 폭탄… 시공사-조합 곳곳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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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가상승에 분양일정도 차질

“3.3㎡당 3년새 380만원 올라”
홍제3구역조합 “시공사 해지”

“610만원” “700만원대” 팽팽
북아현2구역도 양측 협상실패

강남재건축 대어 ‘메이플자이’
50% 증액요청에 분양 안갯속

2300가구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은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를 저울질 중이다. 3.3㎡(평)당 490만 원이었던 공사비를 원자재 값 인상을 고려해 610만 원까지 올려 제안했지만,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DL이앤씨는 평당 859만 원의 공사비를 고수했다. 조합원이 610만 원에서 추가 인상이 불가하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시공사 측은 700만 원대의 공사비를 역제안했으나, 조합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643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인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조합은 다른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조합은 지난 2020년 3.3㎡당 512만 원 수준의 공사비로 현대건설과 계약했다. 조합은 “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크게 뛰어 어느 정도의 공사비 인상은 예상했고 조합원들은 700만 원 정도 인상안을 받아들이려 했다”며 “그러나 시공사가 제안한 898만6400원은 수용이 어려워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이달 중 총회를 열고 시공사 해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단지 아파트 곳곳이 극심한 공사비 갈등으로 분양 일정이 표류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시멘트, 철근 등 원자재 값이 수년간 지속해서 상승한 여파가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3000가구가 넘어 ‘강남의 대어’로 꼽히는 신반포4지구 메이플자이도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GS건설의 공사비 50% 증액 요청에 조합은 불가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애초 10월로 예정된 분양 일정은 안갯속에 빠졌다. 분양가상한제 지역인 메이플자이의 분양가는 국민평형(84㎡)이 20억 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그러나 공사비가 대폭 인상될 경우 분양가 역시 이 수준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공사비 상승 여파로 분양가는 급상승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7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967만5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16% 올랐다. 입지가 더 양호한 주변 신축 아파트 대비 비싸게 분양가가 책정된 단지가 오히려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다. 청약홈에 따르면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40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 모집에 5626명이 몰려 평균 14.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 분양가가 13억9393만 원으로, 인근 단지 시세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당첨만으로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이 남는 ‘청약 로또’의 이점이 없는데도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 수밖에 없다는 인식 탓에 서울 분양 시장은 비싸다 해도 불패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