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음산터널, 고속국도로 추진…창원 ‘인구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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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터널 개통사업 진척없어
경남, 김해~밀양 고속도로 연장 건의
김해도 “적극적 협조” 밝혔지만
창원 “대규모 인구 빠져나갈 것”
100만명 특례시 붕괴 앞둬 난색

창원=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17년째 진척이 없었던 경남 창원과 김해(진례)를 잇는 ‘비음산 터널’이 고속국도로 비로소 추진된다. 비음산 터널이 개통되면 창원 국가산업단지 물동량 분산과 고속도로 접근성 해소, 출퇴근 교통량 분산 등 상당한 편익이 예상되지만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창원시는 “비음산 터널이 뚫리면 인구가 대거 김해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경남도가 광역행정 리더십으로 창원시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경남도는 김해시 진례면 남해고속도로 진례나들목(IC)과 밀양시 상남면 부산대구고속도로 남밀양IC를 잇는 ‘김해∼밀양고속도로(18.8㎞)’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올해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도는 비음산 터널을 뚫어 이 고속도로를 창원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음산 터널은 2006년 민간투자사업으로 제안됐지만 창원시가 인구 유출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오랜 기간 공전했다. 창원시는 시정연구원 용역 결과를 토대로 환경피해, 교통혼잡, 지역주민 반대 등을 이유로 들어 민자사업 시행을 유보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국토교통부 2차 종합계획에 김해∼밀양고속도로 노선이 반영되면서 불씨가 되살아났다. 경남도가 재정사업으로 비음산 터널(고속국도) 개설을 통해 김해∼밀양고속도로를 창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민선 7기 창원시장, 김해시장 등도 고속도로 창원 연장 조기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터널 개설 가능성을 높였다.

비음산 터널 비용편익분석(B/C)은 2010년 경남연구원 조사 때 1.84로 높게 나왔다. B/C는 1보다 크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해∼밀양고속도로의 창원 연장안 추진에 역점을 두고 밀어붙이고 있다. 동부 경남 발전을 위한 교통 네트워크 구축의 주요 사업으로 본 것이다. 홍태용 김해시장도 “김해시는 동부지역의 대표도시로 경남도의 균형발전 정책에 협조해 사업 추진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110만 명이던 인구가 101만 명으로 줄어 특례시 붕괴를 코앞에 둔 창원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비음산 터널이 뚫리면 20만 명 정도가 김해 신도시로 빠져나갈 것이 우려된다”며 “민선 7기 때 비음산 터널 추진 협약을 맺었지만 창원시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개설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현재 창원 시내로 연결된 고속도로가 없어 국가산단 물동량 수송과 시민들의 불편이 크다”며 “비음산 터널이 뚫리면 인구 유출 부작용보다 국가산단 물동량 분산과 시민 교통 편의가 크게 개선되기 때문에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개설에 나설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