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만남은 ‘오해’ 에서 시작[결혼했습니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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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이용규(38), 박초롱(여·33) 부부

저(초롱)와 남편의 관계는 ‘오해’에서 시작했어요. 저희 어머니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남편을 처음 봤는데, 저는 남편이 저를 보러 자주 오는 줄 알았거든요. 사실 그게 아니었던 거죠.

남편은 동네 친목 모임을 통해 알게 됐어요. 그러다 저희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모임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후에도 남편은 닭발을 포장하러 어머니 가게를 자주 찾았어요. 저는 그게 제가 마음에 들어 일부러 오는 거라고 오해했죠. 단둘이 만나 저녁을 먹자고 추파를 던진 것도 저였습니다. 그렇게 남편과 곱창을 먹었는데, 남편이 차를 가져왔다면서 소주 한잔 안 마시더라고요. 그날 남편과 함께 있었던 두 시간 중 한 시간 반은 저 혼자 떠들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니 제가 많이 들이댔네요. 하하.

아무튼 그날 곱창을 먹고 집에 갔는데, 자꾸 남편이 생각났어요. ‘보고 싶다’ 수준을 넘어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결국, 다음 날 고백을 단행(?)했죠.

“우리 지금 만나보자. 지금 내가 별로일 수 있겠지만, 딱 세 번만 만나봐. 그러면 나한테 미치게 될 거야.” 당시 제 고백 어떤가요. 당돌하지 않나요. 남편은 제 고백에 ‘뭐가 이렇게 당당하지? 일단 한번 만나보자’는 생각이 들었대요.

결과적으로 저에게 미치게 만들겠다는 고백이 예언이 돼, 결혼까지 했어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저희 아버지가 매우 아프셨어요. 그래서 아기를 좀 빨리 가지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버지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결국 손주를 안아보지 못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남편이 저에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다시 깨달았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지냈는데 남편이 장례 관련 절차들을 챙겨줬어요.

남편은 연애 때 하던 일이 잘되지 않아 일용직을 몇 개월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남편은 저를 보면서 힘을 낼 수 있었대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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