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안전사고’ 두 폭탄 안은 코레일… 조직 슬림화 속도

국토부 내달 구조조정 방안
유지·보수 업무 분리 나설듯

만성적인 경영난과 툭하면 터지는 심각한 인명 사고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위상과 국민적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하지만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한부 파업은 물론 11월 공공운수노조 주도의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코레일의 문제가 ‘조직 비대화’에 있다고 간주, 조직 슬림화를 통해 노조의 불법적 집단행동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과 함께 철도 안전도 함께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10월 중 ‘코레일 개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작년에 발생한 오봉역 사망사고 이후 코레일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나희승 전 사장이 사퇴를 거부하다 지난 3월 해임되며 그 개편 시기가 늦춰졌다. 나 전 사장은 2021년 11월 문재인 정부 말기에 사장으로 임명됐으며, 그의 임기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18건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전세 사기 사태,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 무량판 부실시공 및 한국토지주택공사 개편 등등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발생하며 코레일 조직 개편도 후순위로 밀렸다. 코레일 조직 개편의 주요 내용을 담은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 용역 결과가 7월에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코레일 개편 작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점에 당·정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현 정부는 노조의 잦은 파업과 회사 재정 악화, 그리고 안전 불감증에 가까운 기강 해이가 모두 코레일 조직의 비대화에 있다고 보고 있다. 철도 전문가들은 코레일이 이해 상충 지적을 받는 철도 운영과 유지·보수 부문을 분리할 경우, 운영을 담당하는 코레일은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수 있어 한층 이른 시일 내 재무상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 문제를 담당하는 고비용의 유지·보수 부문을 별도 조직화하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조합원의 분산으로 인해 노조의 집단행동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가 오는 11월 공공운수노조 주도의 총파업 때 또다시 동반 파업을 예고했기에 이전에 개편에 착수,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정부 공공기관경영평가에서 만년 꼴찌를 도맡아온 코레일이 조직 슬림화를 통해 경영평가 우수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