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 위한 언론 역할은…日도쿄서 양국 언론인 세미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일본 도쿄(東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협력을 위한 한·일 언론의 역할’ 세미나에서 윤덕민 주일대사(왼쪽 두번째)가 축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지만 두 나라 사이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으며 특히 양국 국민이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일 사이의 각종 현안을 다루는 양국 언론이 한·일 관계의 다양한 측면에 주목하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4일 일본 도쿄(東京)의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세종연구소, 주일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지속 가능한 협력을 위한 한·일 언론의 역할’ 세미나에서 다뤄졌다. 윤덕민 주일대사는 세미나 축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양국 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올랐지만 한·일관계가 다시 최악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담론이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한·일 모든 국민이 양국관계가 좋아진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한·일이 넘어야 할 산 중에 한국에서는 오염수, 처리수라고 하는 문제 등으로 아직 국민 감정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사실상 백지화한 이후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일본 내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시카와 유지(石川有紀) 산케이(産經)신문 외신부 기자는 "일본인들 사이에는 한·일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만든 강제징용 문제 논란이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한국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인식의 뿌리가 아주 깊다"며 "윤 정부에 이어 차기 대통령이 나왔을 때 한·일관계가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 하는 불신감이 일본 국민 내에 뿌리 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일 여론 사이에 존재하는 불만, 불안감을 사실에 입각해 최대한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는 데 포럼 참가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사사가세 유지(篠ケ瀨祐司) 도쿄신문 외보부장은 "한국인이나 일본인 모두 상대 국가의 언론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로 무엇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보도해주는 편이 한·일관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다만 그 전달 과정에서 불필요한 수식어를 붙인다거나 소수의 의견을 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쿄=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