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 수원화성문화제·정조 능행차 재현…시민 주도 눈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원화성문화제 주제공연 장면. 경기 수원시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오는 7∼9일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가 펼쳐진다. 국내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되면서 우수성이 입증된 두 행사는 올 들어 기획 단계부터 당일 시행까지 시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수원화성문화제는 7∼9일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과 행궁광장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펼쳐진다. ‘수원동락(水原同樂)’을 주제로 한 이번 문화제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열린 연회 진찬연을 공연 등으로 재구성했다.

화성행궁 홍살문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1795년 어머니의 회갑연을 위해 어가 행렬을 떠난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에 도착해 야간 군사훈련을 지켜보고,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등의 모습을 표현한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에는 수원시립예술단 소속 교향악단과 합창단, 공연단은 물론 소리꾼과 무용수 등 300여 명이 출연한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올해 환갑인 여성 등 60여 명의 일반 시민이 배우로 참여해 극을 이끌어간다. 피날레는 정조대왕이 꿈꾸던 세상의 모습을 밤하늘에 수놓는 드론쇼가 장식한다. 공연은 7일과 8일 오후 7시 30분 시작된다.

특설무대 객석 뒤편으로는 초대형 미디어 전시가 이뤄진다. 가로 24m의 대형 구조물 2개에 수원화성문화제의 어제와 내일을 그리는 시민들의 얼굴들이 상영된다. 1000여 명에 달하는 시민이 인터뷰에 참여해 기억 속 수원화성과 축제에 대한 추억을 나눈다. 그동안 문화제가 걸어온 발자취도 영상으로 담겼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이 경기 수원시 장안구 노송지대를 지나고 있다. 수원시청 제공

8∼9일 예정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은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행궁을 거쳐 화성 융릉으로 이어지는 왕실 퍼레이드로, 수원시 구간은 시민들의 기획과 참여로 왕실 퍼레이드를 넘어 시민 퍼레이드로의 진화를 예고한다.

전체 59㎞에 달하는 재현 행사는 크게 4개 구간에서 이뤄진다. 8일 오전 10시 서울 창덕궁∼광화문광장∼노들섬∼시흥 행궁 구간에 400여 명이 참여해 출궁의식과 배다리 시도식, 나례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안양·의왕을 지나는 구간은 다음날인 9일 오전 9시 출발한다. 금천구청∼석수체육공원 등을 거치는데 150여 명이 참여해 전통놀이와 격쟁, 자객공방전 등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9일 오후 1시부터 수원 노송지대∼종합운동∼행궁광장을 지나는 행렬에는 총 2300여 명이 참여한다. 노송지대에서는 정조대왕이 말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하고 신하들이 정조를 맞는 모습을 재현한다. 만석거 인근에서 총리대신 채제공이 정조를 맞이했던 ‘일성록’의 기록을 따른 것이다. 장안문과 한옥기술전시관, 신진프라자, 여민각 등에서는 시민 단체 및 동아리 19개 팀 300여명이 참여해 농악, 사물놀이, 댄스, 태권도, 북놀이, 난타, 외국 전통공연까지 다양한 구경거리를 선사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한글날 연휴, 환갑을 맞아 전례 없이 풍성해진 수원화성문화제와 대한민국 최대 왕실 퍼레이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 가을 축제의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눈부신 우리 문화유산으로 빚어낸 시민 모두의 축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