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근 두달간 한국 조선업체 집중 해킹

국정원 “김정은, 군함건조 지시”

최근 해군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북한이 올해 하반기 들어 우리 측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해킹 공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4일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군함 건조에 나섰지만 기술력이 부족한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통한 기술 탈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지난 8∼9월 동안 북한의 해킹 조직이 유수의 조선업체들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한 사례를 여러 건 포착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은 정보기술(IT) 유지·보수업체 PC를 점거해 우회 침투하거나,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피싱 메일을 유포한 뒤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등의 수법을 동원했다. 특히 북한 해킹 조직들이 우리 조선업체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중대형 군함 건조 지시 때문이라는 것이 국정원의 판단이다.

북한이 국내 조선업계를 상대로 전방위적 해킹 시도에 나선 것은 해군력 증강을 강조하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8월 해군부대 시찰에 이어 해군절(8월 29일) 계기 해군사령부 방문, 지난달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 진수식 등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는 등 해군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방문에서도 김 위원장은 구축함 샤포시니코프 원수함을 시찰하기도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