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당 불허’ 가까스로 합헌… 헌재, 위헌 정족수 미달

정당 등록 시 수도 소재 중앙당과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갖춰야 한다고 정한 ‘지역정당 불허용’ 정당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관 다수가 위헌 의견을 냈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합헌 결정이 났다.

헌법재판소는 정당법 제4조·제17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관 9명 중 5명이 위헌 의견을 냈으나 위헌 결정 정족수 6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헌재는 직접행동영등포당·과천시민정치당·은평민들레당과 페미니즘당 창당 모임이 낸 헌법소원, 사회변혁노동자당 측 신청을 받아들인 서울남부지법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병합해 지난달 26일 선고했다.

합헌 의견을 낸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 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면서 “특정 지역의 정치적 의사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범위에 걸쳐서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균형 있게 결집하여 국가에 매개할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유남석·문형배·정정미 재판관은 “전국정당 조항은 신생 정당이 정치 영역에 진입할 수 없도록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김기영·이미선 재판관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 기능을 하는데 전국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지 않다”며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