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라스트 댄스…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 베테랑들 속속 은퇴 선언

펜싱 2관왕 최인정 “행복했다”
男육상 400m 계주 銅 김국영
“3년뒤 AG도 후배들 믿어요”

항저우=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대한민국 베테랑들의 ‘라스트 댄스’가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자랑스러웠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불태우기 위해 투혼을 펼쳐 팬들의 박수를 받았고, 메달 획득이라는 유종의 미까지 거두며 은퇴 무대를 눈부시게 장식하고 있다.

펜싱 여자 에페의 최인정(33·계룡시청)이 대표적이다. 그의 마지막은 누구보다 돋보였다. 최인정은 지난달 24일 개인전 결승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인 후배 송세라(30·부산시청)를 제압,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27일 단체전에 다시 우승, 2관왕을 차지했다. 최인정은 그런데 단체전 우승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로서 라스트 댄스였다”며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면서 행복하게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24 파리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1년 앞으로 다가왔으나, 최인정은 후배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육상 단거리 대표 주자 김국영(32·광주시청)은 환한 미소와 함께 아시안게임을 떠났다. 김국영은 2일 남자 400m 계주에서 한국 기록 타이인 38초74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국영은 4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개인 첫 메달을 땄다. 특히 한국이 남자 400m 계주에서 입상한 건 1986 서울아시안게임 동메달 이후 37년 만이다.

김국영은 남자 100m 한국 기록(10초07) 보유자이지만 이번 대회 대표 선발전에선 탈락,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메달 획득을 위해 계주팀에 합류했다. 김국영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어서 감정이 격해졌고, 드디어 첫 메달을 땄다”며 “나는 아시안게임에 더 출전할 수 없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우리 후배들이 꼭 일본, 중국을 제치고 우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도전을 선언했다. 구본길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추가, 개인 통산 6개의 금메달로 이 부문 한국인 최다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구본길은 개인전에선 동료 오상욱(26·대전시청)에게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시안게임 역대 한국인 최다 금메달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구본길은 3년 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기록 경신의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