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회피’ 해외플랫폼, 회원정보 무차별수집… 보호조치는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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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빅테크기업 역차별 논란

네·카, 개인정보 수집·이용시
‘필수’‘선택’동의 명확히 구분

구글·메타 ‘일괄 동의’ 기본값
기본규제 안지켜도 제재 미미
구글, 검색광고 역대최대 기록
“광고시장 좌지우지” 비판도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이 국내 규제에서 벗어나 한국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구잡이식의 개인정보 수집을 통해 한국 소비자와 시장을 좌우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보보호와 관련한 현황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는 등 ‘깜깜이 운영’을 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관련 법에 따라 데이터 수집을 엄격히 제한받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는 이로 인해 사실상 역차별을 받으면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22조에 따라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할 때 ‘필수’ ‘선택’ 동의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반면 구글, 메타는 기본값을 ‘일괄 동의’로 설정하고 있다. 국내 기업에는 필수인 기본적인 규제를 해외 빅테크는 준수하지 않고 있는데도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은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화면을 인지하기 어렵게 구성했다”며 “동의 시 데이터 수집 항목, 보유 기간, 목적 등 상세 내용에 대한 고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30일 마감한 정보보호 공시 자료 제출에서도 주요 외국계 기업들은 투자 내역을 공란으로 뒀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엑스(X·옛 트위터), 틱톡 등은 △IT 투자액 △정보보호부문 투자액 △정보보호 전담 인력 현황에 수치를 담지 않았다. 넷플릭스를 운영하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경우 IT 투자액(20억6477만7929원)과 IT 부문 인력(3명)만 발표했다. 정보보호 투자·인력 현황은 ‘0원·0명’으로 표기했다. 대신 이들은 공시 내 ‘특기사항’ 항목에 자사 정보보호 현황을 별도로 서술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은 국내 투자 내역만 분리해서 보기 어려워 정보보호인증 등 정보보호 활동을 적도록 했다”고 말했다.

해외 플랫폼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갈수록 고도화하는 추세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을 이용하는 이유 1위로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줘서’(25.9%)가 꼽혔다. 반면 내용에서 멜론(7.0%), 지니(3.2%)의 응답 비중은 저조했다. 데이터 기업 NHN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구글은 국내 검색광고시장에서 점유율 33.5%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시장 점유율이 60% 초반대까지 밀렸고 카카오는 3%가 채 되지 않는 입지가 위태로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및 타깃형 광고의 정확도를 높여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이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 ‘해외 플랫폼 역차별 규제’로 국내 광고 시장 안방을 해외 기업들에 내주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