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위증교사·대북송금’ 영장 재청구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관련 1차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 檢, ‘백현동 배임’ 불구속 기소

李 구속영장 기각 후 보름만에
대장동·성남FC 등 병합 기소
정진상도 공범으로 재판 넘겨

순차적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검찰이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차 구속영장 혐의 중 ‘백현동 개발 비리’에 대해서만 먼저 기소하기로 하면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는 이날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전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이 모두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범행인 점, 유사 범행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점, 대장동 사건 재판이 시작 단계인 점을 고려해 병합 기소했다”고 밝혔다.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수수 혐의 재판에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로써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성남시장 시절 개발 비리 재판 등 두 건의 재판을 받는 상태가 유지된다. 대장동 사건 재판은 오는 17일과 20일 2·3차 공판이 예정돼 있고, 공직선거법 재판은 13일 12차 공판이 열린다.

이날 기소하지 않은 검사 사칭 관련 위증교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경우 시일이 더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쌍방울 사건의 경우 사건 관계자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쪼개기 불법 후원’ 의혹 등 남아 있는 수사가 있고, 사건 구조도 일련의 개발 특혜 비리와는 다르다.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앞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세 가지 의혹 중 본류에 해당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관련자 수사를 통해 다양한 물적 증거를 확보한 데다, 이미 관계자인 로비스트 김인섭 씨와 민간업자 정바울 씨가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기소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의 분리 기소에 대해 12월 9일 정기국회 회기 종료 후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회기 중에는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가 필요 없다. 특히 법원이 혐의가 소명된다고 말한 위증교사 부분을 기소하지 않은 것은 3차 영장 청구 시 활용할 무기로 남겨놨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검찰이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도 “조속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혀 순차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선형·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