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2개 캐갔다가 20만원 과태료”… 버섯·도토리 무단채취 기승

임산물 불법채취 5년간 1016명
구역 침범 두고 마을간 갈등도

경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

지난 3일 경북 경주국립공원 내 남산 샛길에서 등산객 A(57) 씨가 가을 송이 2개를 무단 채취해 등산 가방에 넣어서 하산하다가 공원단속반에 적발됐다. 공원단속반은 자연공원법 위반 행위를 적용해 A 씨에게 과태료 20만 원을 부과했다. 경주국립공원 관계자는 “공원 인근 허가받은 주민 73명에게만 남산 일부 지역 송이 등 임산물 채취를 허가하고 있다”며 “이들을 제외한 주민이나 등산객의 임산물 채취는 모두 불법”이라고 말했다.

가을철 등산 시즌을 맞아 국립공원공단과 산림청의 특별단속에도 불구하고 임산물 불법 채취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일에는 60대 여성 B 씨가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국립공원에서 도토리 약 10㎏을 주웠다가 주민 신고로 공원단속반에 적발돼 과태료 60만 원을 부과받았다. 또 이달 초순에는 강원 고성군 산림청 국유림에서 60대 남성 C 씨가 송이와 능이버섯 약 3㎏을 불법 채취했다가 동부지방산림청에 의해 형사 입건됐고 전남 구례군에서도 최근 국유림에서 능이버섯을 무단 채취한 2명이 조사받고 있다.

20일 산림청에 따르면 버섯, 도토리, 밤 등 임산물 불법 채취로 형사 입건된 사람은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전국적으로 총 1016명으로 집계됐다. 산림청은 산주의 동의 없이 임산물을 채취하면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산림자원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임산물 불법 채취행위에 대해 공원관리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및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게다가 가격이 높은 가을 송이의 경우 채취권을 두고 마을 간 심각한 갈등을 빚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경북 울진국유림에서는 울진군 4개 지역 주민들이 송이 채취 구역 침범 여부를 두고 서로 간 불법 논란이 일자 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측이 감시원을 배치하고 드론 순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