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비율 2028년 58%… 비기축통화국 2번째로 높아[창간 32주년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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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2주년 특집 - 新부민강국 6대 키워드

‘적자폭 3% 이내’ 재정준칙
여전히 국회 문턱 넘지못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오는 2028년에는 58%에 육박해 비기축통화국 중 두 번째로 높아질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재정지출 압박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탓에 재정 건전성을 규율할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간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2028년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이 57.9%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비기축통화국 11개국 중 싱가포르(170.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일반정부 부채는 국내에서 주로 쓰는 국가채무(D1,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회계·기금의 부채)에 비영리공공기관의 부채까지 포괄하는 더 넓은 의미의 정부 채무로, 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각 나라의 부채를 비교할 때 주로 활용한다.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 2014년 39.7%에서 2015년 40.8%로 40%를 넘어섰고, 2021년 51.3%로 50%를 처음 돌파했다. 이에 따라 비기축통화국 11개국 중 부채 비율은 2014년 8위에서 2015년 6위, 2021년 4위로 올라섰다. 비기축통화국은 IMF가 이번 보고서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한 37개국 중 달러·유로·엔 등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를 말한다. 유로화를 쓰지만 유로존에 속하지 않은 안도라를 포함해 스웨덴·덴마크·아이슬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 등 11개국이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비기축통화국은 기축통화국에 비해 채권 등의 수요가 낮아서 재정 건전성 관리에 더 유의해야 한다. 2028년 한국의 부채 비율이 미국(137.5%)·영국(108.2%)·일본(252.8%) 등 대표 선진국인 주요 7개국(G7)의 평균치(134.3%)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한국의 부채 비율의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게 문제다. 2014년 39.7%에서 2023년 54.3%(예상치)로 14.6%포인트 오르는데, 이는 싱가포르(70.2%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높다. 우리나라 부채 비율은 지난해 53.8%로 나머지 비기축통화국 10개국의 평균치(53.1%)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중앙정부 채무는 올해 8월 말 기준 사상 처음 1100조 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그러나 관리재정수지(나라 살림) 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재정준칙 법제화 법안(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려는 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