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시카법은 학교인근 610m안 거주 금지… 캐나다·프랑스는 주거장소 지정[Who, What, Why]

■ What

해외 사례는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주거지를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 원조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시행된 법이다. 2005년 플로리다주에서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살해 사건 피해자의 이름을 딴 법으로, 성범죄 전과자가 학교와 공원의 2000피트(약 610m) 안에 못 살도록 제한했다. 플로리다주에선 아동 대상 성범죄자가 △학교 △보육시설 △공원 △운동장 △지정된 공립학교 버스정류장 또는 어린이가 정기적으로 모이는 기타 장소에서 2000피트 이내에 거주할 수 없다.

플로리다 외에도 캘리포니아·네바다·조지아·오클라호마 등 미국 30개 이상 주에서 제시카법이 시행되고 있다. 내용은 주마다 조금씩 다르다. 제시카법을 가장 엄격하게 적용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선 성범죄자가 유치원 및 학교로부터 0.25마일(약 400m) 이내에 거주하는 것을 금지하고, 고위험군 성범죄자는 0.5마일(약 800m) 이내 거주가 금지된다. 미국 연방 형법은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 대상자·보호관찰 조건 집행유예자 또는 가석방자에 대해 거주 장소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지정하는 것은 미국뿐이 아니다. 캐나다는 법원이 보호관찰을 명령하면서 거주지 지정 등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미성년자 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15년 이상 구금형이 선고된 전자감독 대상자는 지정된 곳에 거주해야 한다.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경우엔 일정한 장소에 거주해야 하고, 형 집행 종료 후 전자감독 대상들은 거주지 변경 및 15일을 초과하는 여행에 대해선 보호관찰관에게 사전에 통지하고 복귀를 보고해야 한다.

영국도 가석방자는 보호관찰관이 승인한 주거지에 거주하고, 그와 다른 주소지에서 머무를 경우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법원이 가석방자 등에 대해 특정한 장소·가정·집에 거주하게 하고 특정한 주거·장소에 대해선 접근을 금지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 대상자에 주거지·체류지 또는 일정한 범위를 감독청의 허락 없이 떠나지 못하도록 규정했고,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은 동의를 전제로 적정한 공공시설·기관에 거주하도록 했다. 다만 제시카법을 두고 성범죄자가 도시 외곽으로 몰리고 노숙자로 전락해 재범률이 올라갔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다.

화학적 거세(성 충동 약물치료)를 의무화한 국가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아동 성범죄자가 가석방을 받으려면 화학적 거세를 받아야 한다. 태국은 화학적 거세를 신청할 경우 형량을 줄여준다. 체코 등은 화학적 거세와 함께 고환을 제거해 남성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물리적 거세도 실시한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