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인 남편 반찬 챙겨준 아내…이혼 요구했다가 살해당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법원 "사안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 커" 징역 10년 선고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60대 남편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반정모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66)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6월 아내 A 씨가 가정폭력 등을 이유로 이혼을 언급하자 목을 조르면서 가슴 부위를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뇌 손상으로 쓰러진 딸을 5년 가까이 간병하면서 경제적 문제 등으로 다퉜고, 올해 4월 딸이 사망한 뒤 이혼했다. 8일 만에 다시 혼인신고를 하고 재결합했지만 다툼은 계속됐다. 김 씨는 흉기를 든 채 성관계를 요구했고 딸의 사망보험금 중 5000만 원을 달라고 협박했다.

아내와 아들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 명령을 받고 서울 강북구 주택에서 혼자 지내던 김 씨는 이후 아내가 종종 방문해 반찬을 챙겨주고 임시조치 해제를 신청하자 재결합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사건 당일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방바닥에 넘어뜨려 목 졸라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오랜 세월 부부의 인연을 맺어 온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범행의 수단과 방법, 동기,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사건 직후 자수하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