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에 무슨 일이…공무원 시유재산 횡령 사건에 줄줄이 연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북 포항시청 전경. 포항시청 제공

시, 관리 소홀 간부 대기발령에 공직기강 전면 쇄신도

포항=박천학 기자

경북 포항시 공무원의 시유재산 횡령 사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 사건 관련, 가족 등 4명을 경찰이 추가로 검찰에 송치했다. 여기에 경찰은 시유지를 산 사람을 상대로 추가로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경북경찰청과 포항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 사건으로 구속된 포항시 6급 공무원 A 씨 외에 A 씨 가족 1명, 지인 2명, A 씨 상급자 1명 등 4명을 추가로 입건해 지난달 31일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지난달 말 기속 기소됐다.

A 씨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시유지를 매각하면서 실제 거래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시에 납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횡령 금액은 2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돈을 빼돌릴 계좌를 구해온 A 씨 가족 1명과 계좌를 빌려준 지인 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또 A 씨와 함께 근무하면서 A 씨 범행을 적극적으로 방지하지 못한 혐의(직무 유기)로 상급자인 공무원 B 씨도 입건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A 씨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북도가 포항시를 상대로 진행한 감사에서 A 씨가 2021~2022년 사이 시유지 27건을 매각하면서 감정평가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판 것이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매각금액은 200억 원대로, 포항시는 이 같은 다운계약 탓에 약 13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유지를 사들인 사람을 상대로 A 씨와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해 혐의가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다.

포항시는 이 사건과 관련, A 씨를 직위 해제하고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간부 공무원 3명을 대기발령 조치를 하기도 했다.

또 공직기강 전면 쇄신에도 나섰다. 시유재산 매각 시스템의 내부통제도 대폭 강화해 과장으로 된 공유재산 처분 계약 전결 규정을 금액에 따라 결재선을 상향하며 공유재산 매각 전 일상감사를 거치도록 하는 등 개편에 나섰다. 예금계좌 입출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공문서위조를 막기 위해 기록물 위변조 방지 시스템 도입 등 전산화를 통한 비위 예방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