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진 자취방 변기커버에 놀란 여대생…CCTV 본 후 ‘경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진. 김해중부경찰서 제공

낯선 남성이 자취방 침입…음료수·립밤도 훔쳐가
경찰, ‘주거 침입’ 남성 체포…구속영장 신청 방침

대전에서 자취 중인 여대생 A(22) 씨가 의아함을 느낀 건 지난 10월 7일 오후였다. 스마트폰에 PC 카톡 알람이 떴다. 누군가 집에 있는 컴퓨터로 카카오톡 메신저에 접속했다는 표시였다. 전산 오류라고 생각했던 A 씨는 그로부터 2주 뒤인 같은 달 21일 오후에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

몇 시간 뒤 귀가한 A 씨는 화장실 안 변기 커버가 올라간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청소할 때를 제외하고 평소에 한 번도 변기 커버를 올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아무도 없던 집에서 음료수와 립밤이 사라졌고 돌리고 나갔던 세탁기는 중간에 전원이 꺼진 흔적이 역력했다.

이후 집 근처 CCTV 관리업체를 통해 확인한 영상은 충격적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A 씨 원룸 옆 에어컨 실외기를 발판 삼아 창문으로 접근했고 창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남성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CCTV 유무를 확인하고 행인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침입한 뒤 이후에는 A 씨의 집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A 씨는 "내가 한 게 아닌데 화장실 변기 커버가 올라가 있는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면서 "낯선 남자가 제 원룸 창문에 몸을 구겨 넣은 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너무 몰라 숨이 막혔다"고 말했다. A 씨는 "침입 시각을 확인해 보니 집에서 나가고 불과 1∼2분 뒤였다"며 "누군가가 나를 계속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쯤 A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최근 B 씨를 주거침입·절도 혐의로 붙잡았다. 조사 결과 회사원인 B 씨는 지난달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세 차례 A 씨의 집에 침입해 음료수·립밤 등을 훔쳐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관계다.

경찰은 B 씨를 상대로 범행 이유와 A 씨에 대한 스토킹, 추가 침입 여부 등 여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