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657조 예산안 심사 돌입… 정부 “규모 확대는 어렵다”

야당 “추가 재정투입 필요”

국회가 13일부터 656조9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여당은 정부 연구·개발(R&D) 지원 분야와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에 대한 일부 복원을 시사했지만 재정 추가 투입이 필요한 예산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미국 사례까지 언급하며 ‘건전재정’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에 반해 야당은 정부 특수활동비 삭감을 필두로 재정 추가 투입이 불가피한 내용의 심사 계획을 밝혀, 올해는 여야 대립이 보다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및 정부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2024년도 예산안 심사 방안’을 공개하면서 당초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서 R&D 분야에 대한 일부 복원 계획을 밝혔다. 기본적으로는 ‘나눠먹기’와 중복·방만 문제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정부안을 유지하되, 일부 기초연구 분야는 논의를 거쳐 증액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R&D 예산 증액 필요성과 함께 정부 특활비 삭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야당이 정부 특활비를 지렛대로 삼아 삭감된 다른 일부 사업을 복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감액 심사에서 정부 특활비 예산을 5조 원가량 감액하고, 대신 오는 20∼24일 예정된 증액 심사에서 내년에 전액 삭감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와 새만금 개발 관련 예산 증액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여야 대립이 다른 어떤 때보다 치열해 예산안 협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가늠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표현했다.

추 부총리는 전날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을 언급하며 “미국도 그럴진대 우리가 방만하게 빚을 자꾸 더 내서 쓰고 싶은 대로 쓰면 결국은 대외 신인도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