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역행하는 법인세 확대… 민주당의 총선용 ‘기업 때리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예결위 회의　 서삼석(왼쪽)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소위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박윤슬 기자

■ 최고세율 대상 1900곳 추가

민주, 과표구간 조정 추진
152곳서 2052곳으로 늘려

한국 법인세 부담 세계최고인데
세수 메우려 기업고통만 강요
산업경쟁력 강화와 거꾸로 가

더불어민주당이 과세표준 구간 조정으로 법인세 최고세율 적용 기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이미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법인세를 부담하는 실정을 고려할 때 ‘조세 편의주의’에 바탕을 둔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60조 원에 육박하는 ‘세수 결손’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념 감세’를 통한 낙수 효과가 아니라 재분배 정책 극대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기업을 겨냥한 ‘표적 증세’로는 잠재성장률 제고가 어렵다는 것이다.

13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부담률과 법인세 의존도(전체 세수 대비 법인세 비중)는 각각 3.4%, 19.6%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법인세 부담률(2.6%)과 법인세 의존도(13.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우리나라의 법인세 명목 최고세율 역시 24%로 OECD 평균보다 2.5%포인트 높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세계적인 법인세 인하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바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22%로 되돌리는 세제 개편을 추진했으나 ‘부자 감세’라는 민주당 반발에 1%포인트만 ‘찔끔 인하’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한국의 법인세 조세 경쟁력은 OECD 38개 중 34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와 함께 조세 체계를 4단계 이상의 누진적 법인세율로 운영하는 나라 역시 한국이 유일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OECD 회원국 중 24개국은 단일세율 체계를, 11개국은 2단계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기업을 현행 152개에서 2052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감세 기조가 ‘효과 없는 허구’에 불과할 뿐 아니라 역대 최고 수준의 ‘세수 펑크’를 메우려면 기업의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제시한 대안인데, 당 정책위원회는 산업계 파장을 고려해 당론 확정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법 개정안 토론회’에 참석한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막대한 세금 감면에도 기업 설비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며 “법인세 인하가 투자와 고용을 늘릴 것이라는 감세 정책은 허구”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당정이 추진하는 ‘결혼자금 3억 원 증여세 면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강 의원은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 대신 기본 공제 한도(현행 5000만 원)를 물가 상승률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증여세 면제 대상 역시 혼인 지원이 목적인 ‘결혼 자금’보다 저출산 대응을 위한 ‘양육비 지원’에 국한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