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한파에 출근길 꽁꽁… 수능 날엔 평년보다 따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제주 한라산에 제설차 등장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3일 오전 제주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입구에서 제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한라산 윗세오름 최저기온은 영하 5.4도를 기록했다. 뉴시스

‘반짝 추위’ 15일쯤 풀릴 듯
서민, 겨울 길어 난방비 걱정

“집이 냉골이라 밤새 난방 온도를 27도로 맞추고 잤어요. 11월에 벌써 이 정도인데, 올겨울도 ‘난방비 폭탄’ 맞는 거 아닌가 걱정입니다.”

13일 오전 8시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에서 영등포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35) 씨는 “패딩점퍼를 올해 처음 꺼내 입었다”며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경비원으로 일한다는 구지성(67) 씨는 “오랜 시간 밖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방한모자도 꺼내고 내복을 입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송모(24) 씨는 “오늘 아침 핫팩을 찾는 손님들이 많았다”며 “온장고에 커피를 더 채우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전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때 이른 한파를 맞은 시민들이 방한 준비에 나섰다. 실제 서울의 경우 이날 최저기온은 영하 2.2도로, 예년 이맘때보다 6.8도 낮은 수치다. 특히 저성장·고물가로 시름을 앓고 있는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벌써 난방비 부담을 호소하며 겨울이 길어질까 걱정했다.

삼성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석모(39) 씨는 “고물가로 지난해보다 체감 소득이 20% 줄었는데, 난방비는 20% 늘었다”며 “프랜차이즈 카페는 본사에서 난방비 지원을 받기 때문에 자영업 카페만 고스란히 고통에 노출된다”고 토로했다. 24시간 국밥집 주인 김모(54) 씨도 “몇 주 전만 해도 덥다는 손님들 요청에 에어컨을 틀었다”며 “이번 주는 24시간 난방을 틀어야 할 것 같은데 물가가 올라 남는 것도 없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추위는 오는 15일 고기압 세력이 약해지면서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16일에는 평년보다 3도 안팎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이며, 서울(6도)·인천(7도)·대전(4도)·부산(9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상의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됐다.

강한·전수한·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