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 ‘집단소송’… 주요 선진국서 견제 잇따라

“버거킹 고기 적다” 민사소송 등
미국 식음료기업 대상 소송 214건

프랑스 등 ‘용량축소’ 고지 추진

식품 물가 상승과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등과 같은 기만적 상술 논란 속에 식음료 및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자 글로벌 주요 선진국에선 정부와 소비자들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서고 있다. 고통 분담 없이 배를 불리는 거대 식품 기업을 향해 집단소송으로 맞서는가 하면, 몰래 제품 용량 등을 줄이는 기업들의 행태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6일 미국 포브스, LA타임스 및 공영 매체 NPR 등에 따르면 일부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버거킹의 광고에 비해 실제 제품의 고기양이 적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버거킹 측과 집단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닥터페퍼와 햄버거 체인점 A&W는 지난 8월 원재료를 사실과 다르게 광고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소송을 진행한 소비자들에게 1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에 대해서도 일부 과일 음료에 망고, 딸기 등이 부족하다며 소비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을 불러일으킨 오레오 과자를 생산하는 몬델리즈에 대해서도 집단소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명 로펌인 퍼킨스코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식품·음료 기업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은 지난해에만 214건에 달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유통 채널과 정부의 개입도 강화되고 있다. 프랑스 대형마트인 까르푸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슈링크플레이션을 한 제품의 판매대에 경고 사인을 붙이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은 기업이 제품 용량을 줄일 시 고지를 의무화하거나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우리나라 정부의 반응도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가격 표시·함량 표시·중량 표시가 정확히 돼야 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현행 법규에 따라서 엄정하게 제재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