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은게 다행”이라고 했던 9세 소녀…49일 만에 아빠 품으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갔다가 풀려난 에밀리 핸드가 아빠 토머스의 품에 안겨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돼 죽은 줄 알았던 9세 소녀가 49일 만에 아빠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2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BBC,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일시휴전 이틀째인 이날 하마스가 석방한 이스라엘 인질 13명 중에 에밀리 핸드가 포함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에밀리가 2차 석방된 인질 중 한 명으로 이집트 라파 국경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한 후 그의 아버지 토머스와 재회한 사진을 공개했다.

에밀리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에 인접한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의 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하마스에 납치됐다. 애초 에밀리는 하마스의 기습 직후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토머스는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고통과 공포를 겪을 바엔 차라리 숨진 게 다행일 수도 있다며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은 전 세계를 울렸다.

토머스는 지난달 11일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그들이 ‘에밀리를 찾았다. 사망했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저 ‘네(yes)’라고 했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며 "왜냐하면 그게 내가 아는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들(하마스)이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그게 죽음보다 나쁜 것"이라며 "그러니까 죽음은 축복이다. 절대적인 축복"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에밀리가 살아 있으며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스라엘군은 참사 현장에서 에밀리의 시신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친구 가족의 휴대전화가 가자지구 내에서 신호가 잡혔다고 전했다. 토머스는 이달 22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머리를 굴려 이 새로운 정보를 소화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말했을 때 나는 그냥 ‘안돼, 안돼, 안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에밀리 핸드. AP 연합뉴스

토머스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약 30년 전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에밀리는 인질로 잡혀있던 지난 17일 생일을 맞아 9세가 됐다. 그리고 납치 50일째인 25일 돌아와 늦게나마 아빠와 함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 토머스는 "에밀리가 돌아왔다"며 "힘들고 복잡한 심경의 50일이 지나고, 이 감정을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에밀리의 구출에 도움을 주고 그동안 위로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