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편 놓고 이재명 vs 이낙연·김부겸 정면충돌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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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입장하는 지도부 사법리스크 리더십 문제와 선거제 개편안 등을 놓고 비명계 반발에 부딪힌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홍익표 원내대표와 함께 자리에 앉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내일 의총서 갑론을박 예고

이재명 “멋지게 지면 소용없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시사
이낙연·김부겸 “약속 저버린것”
현행 준연동형 유지 강력 촉구

의원들도 계파 따라 대립 팽팽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 개편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이낙연 등 야권 원외 잠룡들이 충돌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선거는 승부”라며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시사한 반면 김·이 전 총리는 “약속을 저버린 정치 퇴행”이라고 비판하면서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한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개편 방향을 논의할 방침인데, ‘실리냐 원칙이냐’를 두고 거물급 인사들이 극명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당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하는 사회라면 우리도 상식과 보편적 국민 정서를 고려해 타협과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며 “어쨌든 선거는 결과로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전제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은 만들지 않으면 의석이 26석 뒤진다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공유했다. 이 대표가 ‘현실론’을 거듭 강조한 이유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그가 지난 대선 후보 당시 위성정당 폐지를 공약한 만큼 병립형 회귀 방안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김·이 전 총리는 “거꾸로 가는 선거제를 막아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언론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더라도 민주당만이라도 단단한 원칙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준연동형 도입은 지역주의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가자는 의지였다”면서 위성정당 창당 방지법을 통해 현행 제도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 역시 전날 포럼에서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실리보다는 ‘원칙’에 방점을 찍었다.

원내에서도 하루 뒤 열릴 의총을 앞두고 계파 간 이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진성준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을 고집하고 있어 이런 현실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가 주장한 ‘현실론’에 힘을 실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은 SNS를 통해 “약속이고 원칙이고 모르겠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겠다고 덤비면 민주당은 영원히 못 이긴다”고 비판했다.

김성훈·이은지 기자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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