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경주 4.0 지진… 올해 내륙 최대규모

발생 뒤 1시간새 5차례 여진도
‘지진 안전지대 아냐’ 우려 확산
기상청, 8초만에 긴급재난문자

경북 경주시 동남쪽 지역에서 30일 오전 4시 55분쯤 규모 4.0 지진(진원 깊이 12㎞)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 내륙 지진 중 가장 규모가 컸으며, 소규모 여진도 이어지고 있어 국내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이날 4시 55분 24초쯤 경주 동남쪽 19㎞ 지역에서 이 같은 규모의 지진이 나타나 발생 8초 만에 긴급 재난 문자를 전국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후 1시간 사이 규모 1.5 이하의 여진이 5차례 발생하면서 관계 당국은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경주 지역은 지난 2016년 9월 12일 계기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5.8)의 지진이 발생했던 곳이며, 당시 발생 위치와 21.8㎞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경북이 5(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이 깨질 정도)로 가장 높았다. 경북 지역 소방센터에 접수된 신고가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41건), 대구(15건), 부산(7건), 충남·전북(1건) 지역에서도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발생한 지진은 올해 발생한 지진 가운데 2번째로 규모가 크고, 내륙 지진 중에서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최소 14개 활성 단층이 존재하는 한반도 동남권 지역을 ‘지진 안전지대’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 필요 시 긴급조치 등을 취하기 위해 이날 오전 5시 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며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한편 지진 발생 지역에서 300㎞ 이상 떨어져 있고, 흔들림이 감지되지도 않은 수도권까지 새벽부터 재난 문자를 보낼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정철순·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