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마저 부진 … 건설사 10곳중 4곳 이자도 못 갚아

3년연속‘한계기업’387곳 달해

GS건설 영업익 1년새‘반토막’
내년 건설수주액 1.5% 줄 듯

원자재 값과 인건비 등 비용은 늘어나는데 경기 부진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건설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도 지난해에 견줘 된서리를 맞고 있다. 외부 회계법인 감사를 받는 건설사 중 약 20%가 3년 연속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이란 조사 결과까지 나온 실정이다.

1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5조2820억 원, 영업이익 303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5% 감소했다. DL이앤씨의 3분기 매출은 1조8374억2100만 원, 영업이익은 803억9900만 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영업이익은 30.9%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3분기 영업이익이 620억26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줄었다. 대우건설은 3분기 매출 2조9901억 원, 영업이익 1902억 원을 올렸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8.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7.4% 축소됐다.

GS건설은 3분기 매출 3조1075억1700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1억5100만 원으로 51.9% 급감해 반 토막이 났다. GS건설은 1∼3분기 누적으로는 1947억3400만 원 적자를 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는 국내 건설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 1보다 작은 기업이 41.6%에 달했다. 건설사 10곳 중 4곳 이상이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아 채무를 갚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도 387곳으로, 최근 3년간 재무 자료가 존재하는 건설 외감기업 중 18.7%에 해당했다. 김태준 연구위원은 “건설경기 반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년 이후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고, 원자재 값·인건비 상승에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도 계속 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수주액도 올해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