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녹취록 속 돈봉투 수수 의혹 의원 7명 우선소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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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송영길 구속에 수사 속도

이정근 녹취록에 실명 언급된
임종성·허종식·이성만 등 7명

법원 “宋, 증거인멸 염려 인정”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구속되면서 검찰이 돈봉투 수수 의원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녹취록’ 등 법정에서 실명이 언급된 의원들을 먼저 조사할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법정에서 실명이 공개된 민주당 의원 7명을 우선 조사할 예정이다. 윤관석 무소속 의원 등에 대한 재판에서 이 전 부총장이 언급한 이성만 무소속 의원, 허종식·임종성·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민주당 의원 등 7명이 대상이다.

이 전 부총장은 지난 10월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윤관석 의원이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3개 빼앗겼어’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또 “윤 의원이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말하면서 1차 전달 현장에 없어 미처 돈봉투를 교부하지 못한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의원에게도 (돈봉투를 전달한다는 게) 녹취록의 취지냐”고 물었고, 이 전 부총장은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허·임 의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상태다. 이성만 의원에 대해서는 지난 8월 돈봉투 3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포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당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송 전 대표 등) 공여자 측 조사가 마무리되면 수수 의원 수사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총선 전 녹취록에 언급된 의원을 중심으로 소환 조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윤관석 의원이 돈봉투를 살포한 의원에 대해 진술을 할 경우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8월 윤 의원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 19명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의원은 현재 돈봉투를 누구에게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한편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인적, 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에게 나눠준 300만 원짜리 돈봉투 20개를 포함해 6650만 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중 4000만 원은 청탁 대가로 보고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