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허덕이는 노년… 韓, OECD 중 노인빈곤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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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66세 이상 빈곤율 40.4%
40% 넘은 곳은 한국이 ‘유일’
76세 이상 절반이 ‘가난’
美·日보다 倍 가량 높아 ‘오명’
女노인 빈곤율, 男보다 11%P↑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통계가 공개된 2009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76세 이상 2명 중 1명 이상은 가난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OECD 회원국 중에서 노인 소득 빈곤율이 40%를 넘은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19일 OECD가 최근에 공개한 보고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로 높았다. OECD 회원국 중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한국 다음으로 높은 에스토니아(34.6%), 라트비아(32.2%)는 30%대였고, 일본(20.2%)과 미국(22.8%)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노인 빈곤율이 낮은 나라는 아이슬란드(3.1%), 노르웨이(3.8%), 덴마크(4.3%), 프랑스(4.4%) 등으로 주로 서·북유럽 국가들이다.

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고령일수록 악화됐다. 66∼75세의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인 데 반해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성별로 보면 66세 이상 한국 여성의 소득 빈곤율은 45.3%로 남성(34.0%)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OECD는 “여성 노인은 소득 관련 연금 급여가 적고, 기대수명이 길어 남성 노인보다 빈곤율이 높다”며 “한국 남녀 노인의 빈곤율 격차는 비교적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노인은 고용률이 높아도 가처분소득은 낮았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65∼69세 고용률은 50.4%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0.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해당 연령대의 OECD 평균 고용률은 24.7%였다. 한국 노인 인구의 가처분소득은 전체 인구 평균 가처분소득의 68.0%로, 리투아니아(67.4%) 다음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76세 이상은 58.6%로 OECD에서 꼴찌다. 일본과 미국의 노인 인구 가처분소득은 각각 85.2%, 93.2%였고, 76세 이상은 각각 78.0%, 83.8%다.

한국 노인은 계층 간 소득도 불평등한 편이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76으로, OECD 평균(0.306)보다 컸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한국 노인의 소득불평등은 전체 인구보다 심하다. 통상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의 ‘소득 재분배’ 기능 덕분에 수급 대상인 노인층의 소득불평등은 전체 인구보다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 노인 인구의 지니계수는 전체 인구(0.331)보다 컸다. OECD는 “한국의 연금 제도는 아직 미성숙하며, 노인이 받는 연금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31.6%로, OECD 평균(50.7%)의 3분의 2에도 못 미쳤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