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태영 4개 자회사 처분+α”… 채권단 “계열사 판돈 890억 내라”

■ 태영측에 전방위 압박

사재출연·SBS 지분매각 요구
‘키맨’ 윤석민 회장 결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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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채권단이 태영건설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신청 뒤에도 자구안 이행에 미적이고 있는 태영그룹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채권단은 5일 태영그룹이 사주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사실까지 왜곡하고 있다며 태영 측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또 태영건설이 적절한 자구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태영 측에 ‘4개 자회사 매각·담보제공 + 알파(α)’를 요구했다. ‘알파’에는 오너가의 사재 출연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SBS 자회사나 지분 매각도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이날 ‘태영그룹에 대한 채권자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워크아웃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의 경영 책임 이행과 강도 높은 자구계획 제출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회사 운영을 위한 부족자금을 대주주가 책임지고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 원 전액을 약속대로 태영건설에 지원했다고 밝힌 태영그룹 발표에 대해서도 “이는 경영권 유지를 목적으로, TY홀딩스 연대보증 채무에 사용한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으로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태영건설 앞으로 지원하지 않은 890억 원을 즉시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도 문화일보에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자구안을 놓고 의견 일치가 안 되고 있다”며 “오너 일가가 ‘원보이스’를 내고 더 이상 채권단을 기만하는 행태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전날 “채권단은 대주주 일가의 개인 명의 자금이 따로 ‘파킹’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날린 바 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경고를 내놓고 있는 것은 윤석민 회장이 강도 높은 자구안을 거부하고, 사재 출연에도 미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최정점에 있는 TY홀딩스에 대해 윤석민 회장이 25.44%, 아버지 윤세영 창업회장이 0.5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태영건설 지분 역시 윤석민 회장이 10%, 윤세영 창업회장이 1.03%이다. 사재 출연에 있어서 의사결정의 키맨은 윤석민 그룹 회장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