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 ‘중도 시민’ 잡기 나선 한동훈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총선 필승’ 운동화 받은 韓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직자 시무식에 참석해 신입 당직자로부터 운동화를 선물받고 있다. 박윤슬 기자

對野공세보다 ‘외연확장’집중
“극단적 혐오표현 설 자리 없다”
5·18왜곡 인천시의장 징계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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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중도 표심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격차 해소’를 총선을 관통할 키워드로 제시하며 관련 정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극단적인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로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5일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시무식에서 “우리는 동료 시민들이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깊은 우물을 파는 사람들”이라며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되도록 넓고 깊게 포용하고 함께할 때 비로소 동료 시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다양한 진영을 포용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 눈높이’를 언급하며 “국민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 극단적인 혐오의 언행을 하는 분들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갈등과 혐오의 정서는 전염성이 커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금세 퍼지고 주류가 되고 그건 망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소위 ‘개딸 전체주의’ 같은 것은 우리 국민의힘에는 발붙일 수 없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초기에는 ‘대야(對野) 공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전국 행보를 이어가면서 중도 표심을 겨냥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수도권·중도 표심이 당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취약점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이 총선의 정책 키워드로 ‘격차 해소’를 거론한 것도 그간 진보 진영의 의제로 평가돼 온 격차 해소 문제를 보수 여당으로 끌어오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위원장은 5·18민주화운동을 북한의 소행 등으로 왜곡한 자료를 인천시의회에 배포한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을 전날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도록 지시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