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물자 해외 불법유출, 국경서 잡는다

관세청, 한·미·일 국제 공조
경제안보 침해행위 원천차단

우리나라 관세 당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첨단기술의 해외유출 등 경제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를 국경에서 원천 봉쇄한다. 특히 한·미·일 국제공조를 통해 첨단기술을 유출하려는 시도를 전면 차단할 방침이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조선·철강 등 우리나라의 주력 분야에서 경쟁국들의 기술 탈취 시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첨단기술의 해외유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맞춰 관세청은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핵심기술이 담긴 제조장비·핵심부품 등의 수출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5월에는 포스코가 특허 등록으로 ‘국가첨단기술’로 지정된 강판 도금량 제어장비기술을 도용해 제작한 ‘에어나이프’를 해외로 수출하려던 일당을 붙잡아 6600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사전에 차단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국제제재로 수출이 통제된 반도체 장비를 정부 당국의 허가 없이 불법 수출한 업체를 적발했다. 이 업체 대표는 반도체 기술을 이전한 혐의로 미국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등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도 관세청은 국경 단계에서 첨단기술과 전략물자 불법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행정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국제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제3국을 경유해 전략물자를 빼돌리는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또 국내 기술인력들이 교육이나 시현 등의 방식으로 해외업체에 기술을 이전하는 행위를 수사하는 등 단속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범정부 기술유출 합동 대응단’에 참여하는 법무부·외교부·대검찰청·경찰청 등 관계기관들과 정보 공유 등 협력을 보강하고, 한·미·일 관련 당국과의 국제공조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