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사건도 DNA 이용해 검거한 검찰…10년 간 풀지 못했던 ‘가짜 금 투자’ 사건 해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검찰 로고. 연합뉴스.

2013년 확보한 DNA 최근 대조해 검거
檢, 장기 미제 민생 범죄 해결 의지


10년 동안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던 ‘금 투자 사기 사건’의 주범이 검찰의 수사 재기로 검거됐다. 살인·강도 등 강력 범죄뿐 아니라 단순 사기 사건 의 장기 미제 사건 또한 수사기관의 유전자 정보(DNA) 데이터 베이스 구축으로 검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사에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지난해 12월 50대 A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 했다. A 씨는 돌 조각에 금색 페인트를 칠한 뒤 진짜 금처럼 속인 뒤 싼값에 거래하는 것처럼 꾸며 피해자를 속인 뒤 투자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네다바이’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2013년 3월 피해자에게 접근해 공범 B 씨로부터 가짜 금을 사는 것처럼 위장하고 돈 5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건네는 척 한 뒤, 가짜 금을 공범 C 씨에게 넘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C 씨가 "나머지 금을 가져오면 현금 2억 원에 구매하겠다" 말하자 A 씨는 피해자에게 "4000만 원 투자금만 더 있으면 B 씨에게서 금을 받을 수 있는데, 9000만 원으로 금을 사서 C 씨에게 2억 원에 넘기고 남은 차액을 나눠 갖자"고 제안했다.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수령한 일당은 즉시 도주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 행각이 담긴 CCTV를 확보하고 담배꽁초, 음료수, 생수병 등에서 지문 및 DNA 등을 채취했지만, 당시 확보한 DNA 시료 분석 결과 데이터베이스에 신원 일치자가 없어 결국 검거에 실패했다. 결국 경찰은 2013년 7월 참고인 소재 발견 시까지 수사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10년 넘게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2022년 10월 공소시효 임박 사건을 검토하던 안동지청 류재현(변호사 시험 4회)·김용석(변시 5회) 검사는 최초 수사 당시 확보한 DNA가 국과수에 다시금 식별을 의뢰했고, 유죄를 확정받은 별건의 사기 사건의 피고인들과 이 사건 범인들의 DNA가 일치한 점을 파악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1월 말 수사를 재기해 이들이 국외를 자주 드나들며 법망을 피한 것을 포착했다. 검찰은 중국에서 입국한 A, B 씨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를 내리고 지명수배했다. 또 이들이 형사 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 체류를 한 점 등을 이유로 공소시효 만료일을 재산정했다. 결국 A 씨는 지난해 11월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지명수배 중이고, C 씨는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검사는 "장기 미제로 남은 단순 민생 범죄도 DNA 대조를 통한 추가 수사로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DNA 대조를 통한 장기 미제 사건 수사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구미옥)는 DNA 대조를 통해 지난 2008년 서울 중랑구에서 발생한 주거지 침입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남성 A 씨를 지난달 구속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연쇄성폭행범 김근식의 여죄를 DNA 대조로 밝혀내 추가 기소하기도 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