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꺾인 K배터리, 올 탈중국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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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사 작년 4분기 성적 ‘흐림’

삼성SDI, 영업익 전망 8.6%↓
SK온, 1875억 손실 기록 추정
LG엔솔, 4분기 매출 전년 대비 6.3% 줄어

글로벌 침체속 공급망개편 과제
LFP 배터리 등 개량 시장 확대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아온 ‘K-배터리’(2차전지 업계)가 본격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초기 수요 소진 등에 따른 성장 둔화와 싸우면서 공급망의 탈(脫)중국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앞으로 K-배터리의 향후 명운을 결정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이 고전을 면치 못한 4분기 성적을 공개하면서 2차전지 업계가 ‘실적 부진’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선도해온 프리미엄급을 넘어 중국이 주도해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새롭게 개량하는 등 보급형 시장으로 주도권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전망치(5248억 원) 대비 8.6% 하락한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삼성SDI의 4분기 성적은 직전 3분기(4960억 원)는 물론 전년 동기(4908억 원) 대비로도 역성장하게 된다. SK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진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이 4분기에 187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SK온은 1분기 3447억 원이던 영업손실 규모를 2분기 1315억 원, 3분기 861억 원으로 꾸준히 줄여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SK온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기준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산업 전반의 침체와 배터리 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에 매출 8조14억 원, 영업이익 338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전 분기 대비 2.7%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5% 늘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53.7% 줄었다.

국내 업체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올해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다져간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를 앞세워 고객사 공략을 지속하는 동시에 보급형·저가형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높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를 비롯해 중저가 부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