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 저출생 용어 변화… 여성책임 강조 편견 없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그동안 정부의 공식 용어를 ‘저출산’에서 ‘저출생’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출산이라는 용어에 출산율 저하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성차별적 요소가 담긴 만큼 단어 변경을 통해 출생 인구 감소가 단순히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출산’을 ‘출생’으로 바꾸면 인구 감소 원인에 대한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출산율은 여성 수 대비 가임여성의 자녀 수로 수치를 도출하는 반면, 출생률은 인구 대비 출생아 수로 인구 증감을 보여준다. 가임 여성 인구 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에선 출산율이 올라도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만큼 출생아 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통령 직속 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명칭을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도 18일 발표한 정책 공약 자료집에 담긴 용어를 저출생으로 통일했다. 국회에선 국민의힘의 안철수 의원 등이 저출생으로 용어를 바꾸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발의한 상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