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패널發 대형화재’ 되풀이… “안전기준 대폭 강화해야”

법적기준 따라 시공해도 불안
진화시간 등 현장상황에 좌우
제품성능 강화 등 대책 마련을

문경=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경북 문경에서 샌드위치 패널 건물 화마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반복되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물 화재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재가 난 이 건물도 법적 기준에 따라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했지만 순식간에 불길이 커지면서 철골 구조물까지 붕괴됐다.

2일 문경시 등에 따르면 불이 난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육가공공장은 지난 2020년 5월 사용허가가 났으며 샌드위치 패널에 일반 철골구조로 지어졌다. 건축 당시 납품확인서 분석 결과,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은 ‘준불연재’ 등급으로 건축법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드위치 패널은 불연재·준불연재·난연재 등 3등급이 있으며 성능은 불연재가 가장 좋은 편이다.

다만 품질 규정상 준불연재 등급은 1시간 정도의 불연성이지만 진화시간이 늦어질 경우 불이 확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등급은 실험 상황으로 매긴 것이고 화재 시 바람이 부는 등 현장 상황에 따라 화염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람이 살지 않을 경우 불연재 사용 규정이 완화돼 있다”며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경향이 많은 샌드위치 패널은 제품 성능을 높이고 소화설비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납품 확인서와 달리 실제 시공에는 규정 미달의 불량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건물사용 승인 전 철저한 검사와 규제도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전국 샌드위치 패널 건물 화재는 총 1만6067건이며 사망 98명, 부상 914명 등 1012명의 인명 피해에 총 1조32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 기간 샌드위치 패널 건물 화재는 컨테이너, 슬래브 집 등 15개 건물 분류군 평균 화재(8335건)의 2배에 육박하며 건당 재산 피해액은 8200만 원으로 평균(2900만 원)의 2.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화재가 난 육가공공장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등록된 공장 중 연면적 3000㎡ 이상은 화재보험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문경시는 연면적 4319㎡인 이 공장은 최근 보험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갱신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