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물·액션·블랙 코미디… OTT는 ‘19금’으로 홀로족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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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황야’
티빙 ‘LTNS’ ‘크라임씬 리턴즈’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등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TV 중심으로 연휴 계획을 짜지 않는다. 그래서 신문에서도 TV 편성표가 사라지는 추세다.

이런 트렌드는 명절에도 감지된다. 과거에는 명절 연휴를 겨냥해 TV 특집극, 파일럿 예능이 쏟아졌다. 하지만 2021년 추석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후 대중의 시선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먼저 쏠린다. 그러면서 명절은 오히려 OTT 신작의 각축장이 됐다. 이번 설도 예외는 아니다.

넷플릭스는 9일 공개되는 ‘살인자ㅇ난감’(8부작)으로 출사표를 낸다. ‘대세 배우’라 불리는 손석구와 영화 ‘기생충’의 주역인 최우식 조합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살인자ㅇ난감’은 범죄자만 골라 죽이는 남다른 능력을 가진 살인범과 이를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우식이 말간 얼굴을 한 채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이탕, 손석구가 어떤 살인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장난감 역을 각각 맡았다. ‘죄와 벌’을 모티브로 ‘죽어 마땅한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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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이에 앞서 배우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영화 ‘황야’를 공개했다.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문명이 황폐화된 상황 속에서도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인간과 이를 악용하려는 인간이 맞선다. 마동석이 기획·제작·주연을 맡아 그의 완력을 바탕으로 한 액션에 초점을 맞추는 ‘마동석 유니버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기존 마동석의 출연작들과 비교해 액션의 기시감이 강하고, 스토리라인은 앙상하다.

이에 맞서 토종 OTT 티빙은 드라마 ‘LTNS’와 설 연휴 첫날 공개되는 ‘크라임씬 리턴즈’로 맞불을 놓는다. ‘LTNS’(Long Time No Sex)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섹스리스(sexless) 부부가 불륜 커플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경제력과 섹스를 절묘하게 연결시키며, 섹스에도 부익부빈익빈이 있다는 이 부부의 외침은 꽤 설득력 있다. 다양한 불륜 커플의 속내를 들여다보지만 결코 그들을 미화하지 않고, 불륜 커플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부부에게도 적절한 응징을 가하는 짜임새 있는 흐름과 연출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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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리턴즈’는 2014년 처음 방송된 이후 심리 추리 예능을 좋아하는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스테디셀러다. 세 번째 시즌 이후 무려 7년 만에 티빙을 통해 돌아왔다. 특정 살인사건 현장을 설정하고, 출연진에게 각자의 역할을 맡긴 후 이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방송인 박지윤, 영화감독 장진을 비롯해 방송인 장동민, 걸그룹 아이브 안유진 등이 참여한다. 9일, 2개 에피소드를 다룬 1∼4회가 동시 공개된다.

디즈니+는 ‘킬러들의 쇼핑몰’로 승부수를 띄운다.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삼촌 진만(이동욱 분)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 분)의 생존기를 다뤘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킬러들의 스타일리시한 대결이 백미다. 무더기가 얽히는 떼싸움이 아니라 고유한 기술을 가진 킬러들의 피와 살이 튀는 타격이 디테일하게 그려진다.

설 연휴 공개되는 콘텐츠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19금’이다. ‘크라임씬 리턴즈’를 제외하면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TV에서 보기 힘든 설정과 표현 수위를 담았다는 뜻이다. 가족 단위 콘텐츠라 볼 순 없다. 1인 1스마트폰 시대에 맞춘 OTT 플랫폼의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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