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무분별 출입… 학교복합시설 ‘학생 안전’ 우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11:46
  • 업데이트 2024-02-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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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수영장 등 주민과 공유
교육부, 5년간 200곳 설치 목표
현장선 ‘학생들 위험노출’ 불안
학습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돼

정부, AI 원격관제시스템 개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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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학교 울타리를 허무는 학교복합시설 설치를 본격화한 가운데 교육 현장에선 외부인의 무분별한 학교 출입으로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학교복합시설은 학령인구 감소로 생긴 유휴 공간을 활용,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도서관·수영장 등의 편의시설을 지칭하는데 결국 학교 공간을 나눠 쓰는 만큼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저출생 여파로 학교 통폐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유휴 공간이 다수 발생하고 있고 유휴 공간 활용 방안 중 하나로 학교복합시설 설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13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3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계획’을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전국 모든 기초 지자체에 학교복합시설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40개씩 5년간 총 200개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나 지난해의 경우 사업 첫해다 보니 신청학교가 적어 모두 39개가 선정됐다. 경기도에서는 용인, 여주, 연천 등 6개 지역이 공모사업에 선정돼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복합시설이 방과 후 돌봄 교육을 제공하는 늘봄학교와 연계해 저출생·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학교 개방에 따른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간 뒤 벌인 사건 사고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8월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를 든 20대 남성이 자신을 졸업생이라고 밝히며 정문을 통과해 교실로 들어가 40대 교사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해 11월에는 경기 시흥시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인 남성이 교실에 들어가 난동을 부려 경기도교육청이 해당 학부모를 주거침입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교육부의 학교복합시설 사업과는 별도로 시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학교시설을 복합화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은 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경북도교육청이 지난해 6월 문경중학교에 학교복합시설로 수영장을 건립하려다 학부모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그만둔 일이 있었다. 학부모들은 교실과 수영장 간 직선거리가 100m도 안 돼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교육 현장에서는 시설 개방보다는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을 담보로 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외부인의 무분별한 침입으로 교사와 학생이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수차례 있었지만 경찰 연계 무단출입자 조치 시스템, 교내 경비인력 확충 등 학생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조치는 실현된 적이 없다”며 “학생의 안전을 위한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개방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외부인의 무분별한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원격 통합 관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학교복합시설 현장에 설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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