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고 나간 이낙연… ‘두쪽 위기’ 개혁신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넥타이 색깔도 ‘따로따로’ 이준석(오른쪽)·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당색인 오렌지색 넥타이를 착용한 반면, 이낙연 공동대표는 새로운미래 측의 당색인 남색과 개혁신당 오렌지색이 사선으로 섞인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곽성호 기자

■ 최고위원회의 ‘파행’

‘이준석 주도 선거 캠페인’ 갈등
이낙연·김종민 퇴장한 뒤 의결
공동대표간 ‘주도권 다툼’ 격화

당원자격심사위 설치 전원찬성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간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개혁신당이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충돌했다. 이날 회의 도중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선거 캠페인과 정책결정권을 위임한다는 안건에 대해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반대 뜻을 밝힌 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파행을 빚었다.

개혁신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의 건’ 안건을 이준석 공동대표, 양향자 원내대표, 금태섭·조응천 최고위원 등 4명 다수결 찬성으로 처리했다. 해당 최고위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위임하고, 공동정책위의장(김만흠·김용남)과 협의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공동대표의 권한 범위를 축소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낙연계 새로운미래 측 반발에도 불구하고 권한을 위임받은 이준석 공동대표는 합당 선언 이후 중단됐던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이날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 도중에 고성이 새어 나왔고,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 최고위원은 마지막 안건(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의 건)을 의결할 때 격앙된 모습으로 회의장을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도 필요 없고 전두환한테 나라 운명 맡겨 달라는 반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어떻게 같이 하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합당 무효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새로운미래 공보실은 회의 직후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개혁신당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입당 및 비례대표직 요구로 인해 불거진 당원자격심사위원회 설치에 관해서는 전원 찬성했다고 밝혔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정체성과 노선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정강정책에 반하거나 해당 행위를 한 인사에 대한 입당심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회의 안건은 최고위원(6인) 다수결에 의해 모두 처리됐지만,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중도 퇴장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양 공동대표가 회의에 착용하고 온 넥타이 색상부터 주도권 다툼을 선명히 드러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새로운미래 당색인 남색과 개혁신당 당색인 주황색이 섞인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맸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평소처럼 주황색 넥타이를 맸다. 이를 의식한 듯 양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거대 공룡 양당과 경쟁하려면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과 액션이 필요하다”며 “모든 논쟁은 최고위회의에서 끝내자”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