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늪’에 빠진 용인시…‘적자+PEF배상’ 해마다 360억 혈세 투입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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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실패로 운영비 200억
국제소송 패소 160억씩 상환도
주민소송까지 패소 214억 배상
“30년간 손해액만 1조5000억”
지자체 방만운영 대표사례 오명


용인=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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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가 용인경전철 수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엉터리 수요 예측에 따른 운영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매년 약 20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데다 사업 초기 시행사와의 국제 소송 패소로 인해 오는 2043년까지 매년 약 160억 원이 사모펀드로 흘러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줄잡아 매년 360억 원이 용인경전철 사업에 투입되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전임 시장 등의 사업 부실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법원 판결까지 더해지면서 지방자치단체의 방만 운영 대표 사례로 다른 지자체의 반면교사(反面敎師)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23일 용인시에 따르면 용인경전철은 지난 2011년 시행사 캐나다 봄바디어에 대해 최소수입보장비율(MRG)을 놓고 국제중재법원에 소를 제기했다가 패소해 총 8515억 원의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재정난을 겪던 용인시는 배상금 중 5653억 원은 지방채 발행과 자체 재원으로 나머지 2862억 원은 국내 사모펀드인 칸서스자산운용에 빌렸다. 이 과정에서 자금을 제공한 칸서스자산운용은 용인경전철의 유일한 대주주로 사업 시행자 지위와 관리 운영권을 갖게 됐다.

당시 사모펀드 금리는 연 4.97%로 연 3.5% 수준인 경기 지역개발기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 2017년 칸서스자산운용과의 협상을 통해 연 금리를 3.57%까지 낮춰 이후 매년 원금 94억 원에 상환 이자 70억 원까지 해마다 164억 원을 사모펀드에 주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남은 원금은 1003억 원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43년이나 돼야 상환이 완료된다.

이에 따른 칸서스자산운용 총대출에 대한 이자만 1800억 원에 이른다.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부풀렸던 수요 예측 역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해마다 통상 200억 원 이상의 운영 손실을 용인시가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용인시는 하루 이용객 수가 1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지난해 기준 하루 이용객 수는 3만4594명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운영 적자 보전 금액과 사모펀드 원리금 상환을 모두 합하면 총 360억 원이 경전철 사업에 사용되는 셈이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4일 용인경전철의 만성적 적자 운영 책임을 이정문 전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등에 돌리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지자체 주도 무리한 인프라 투자 사업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재판부는 용인시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봄바디어에 이미 지급한 4293억 원을 손해액(운영 보전비 등으로 추정)으로 판단하고 이 전 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소속 연구원 등이 5%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 배상금 액수를 214억 원으로 산정했다.

유진선 용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용인경전철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 대표)은 “터무니없이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30년간 용인시가 떠안은 손해만 1조5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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