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연판장’ 이름 올린 ‘홍위병’ 與 초선 다수 단수·경선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7 13:13
  • 업데이트 2024-02-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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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가운데)이 지난해 2월 6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민국·박수영 단수공천…‘윤심 메신저’ 이용 의원 공천 주목

국민의힘에서 내부갈등 상황이 생길 때마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자처하며 이른바 ‘홍위병’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초선의원 다수가 4·10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단수공천 또는 경선행을 확정받자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대표의 코를 대신 파 주는 아첨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됐다”고 비판했지만, 여당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소속 의원 113명 중 초선 의원은 총 60명(53%)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37명이 단수공천 또는 경선이 확정됐다. 국민의힘 1차 경선 결과 발표에서 탈락한 현역 지역구 의원이 한 명도 없는 ‘현역 불패’가 대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초선 의원 다수는 경선에서의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초선 60명 중 지난해 김기현 전임 지도부를 선출했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나경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초선 의원은 무려 48명(80%)에 달한다. 의원직 상실 후 22대 총선 공천 신청해 본선행 티켓을 받은 김선교 전 의원을 포함해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초선 중 단수공천 또는 경선이 확정된 의원은 31명이다. 이는 ‘나경원 연판장’ 참여자의 64.5%에 해당한다. 단수공천을 받은 의원만 집계하면 12명이다. 이준석 전 대표 축출 국면에서도 32명의 초선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쓰기도 했다. 지난해 말 김기현 전 대표 사퇴 국면에서도 초선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김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친윤(친윤석열)계 초선으로 꼽히는 강민국·박성민·박수영·이용 의원 등이 주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중 강 의원과 박수영 의원은 현 지역구인 경남 진주을과 부산 남갑에 단수공천이 확정됐고, 박성민 의원은 울산 중구에서 3자 경선을 치르게 됐다. 반면 ‘윤심 메신저’ 역할을 해 온 이 의원은 분구 예정인 경기 하남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아직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쓴소리’보다는 권력의 편에 줄을 서서 아부하는 사람이 결국 공천을 받기 쉽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며 “‘홍위병’이라는 비판을 받던 초선들이 22대 국회에 재입성한다면 이들이 권력에 휩쓸리는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후민 기자
이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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