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작가로 돌아와…‘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출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얼룩소 제공

"가해자와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모습 보여줄 것"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범죄 피해 사실과 지난 2년여 간의 회복 과정을 담은 책을 냈다. 책 제목은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얼룩소).

피해자는 자신의 필명을 ‘김진주’로 지었다. 이 사건 피해로 마비됐던 다리가 다시 풀렸던 시기가 6월이기 때문에 6월의 탄생석인 진주를 필명으로 짓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 씨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범죄 피해자가 겪는 어려움과 사법 과정에서 불합리함 등을 알게 됐고 이후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며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련의 과정을 책에 담았다고 2일 밝혔다.

김 씨는 책에서 사건 당일 일어난 일부터 범죄 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방송국 카메라 앞에 섰던 일까지를 상세히 기록했다. 이 모든 것을 작성하는 데는 한 달 가량이 걸렸다.

김 씨는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어 책을 쓰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며 "내가 느꼈던 감정과 시간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에게 쓴 ‘회복 편지’도 넣었다.

김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해자는 나를 보복하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다녔다"며 "그런데도 나는 더 이상 당신이 무섭지 않고, 당신과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피해자들의 구제활동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강력범죄 피해자들, 일반 시민들이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탄원서 모집,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 등 피해자를 위한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는 네이버 온라인 카페 ‘대한민국 범죄피해자 커뮤니티(KCC·Korea Crime Victim Community)’를 개설했다.

같은 해 6월 25일에는 유튜브 채널 ‘피해자를 구하자’는 사이트를 열고 재판 용어, 범죄 피해 대처법 등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앞서 이 사건 가해자는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쯤 부산 부산진구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20년을 선고받았다.

또 전 여자 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김 씨에게 보복 협박 발언을 한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