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여행업… 4개월째 숙박 경험률 하락

여행계획도 전년 대비 5.5%P ↓

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호황을 누리던 여행업에 침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급격히 오른 데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출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난 서민·중산층을 중심으로 여행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일 여행전문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국내·해외여행 동향을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국내 숙박 여행 경험률(최근 3개월)은 67.0%로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 국내 숙박 여행 경험률인 69.1%보다 낮은 수치다. 1인당 평균 국내여행 경비는 지난해 1월 25만7000원에서 지난 1월 23만3000원으로 9.3% 줄었다.

향후 3개월간 국내 숙박 여행 계획률은 지난 1월 67.1%로 전년 동기(72.6%) 대비 5.5%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1년간 국내 여행비를 지난 1년보다 ‘더 쓸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37.8%로 지난해 1월(45.6%) 대비 7.8%포인트 줄었다.

해외여행 의향도 줄고 있다. 향후 1년간 해외 여행비를 ‘더 쓸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지난 1월 42.6%로 전년 동기(48.3%) 대비 5.7%포인트 낮아졌다. 해외여행 1인당 총경비는 지난해 1월 200만5000원에서 지난 1월 181만1000원으로 10%가량 줄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여행 침체 심화와 함께 해외여행 비용 지출 의사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여행 소비 심리도 위축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여행비 지출전망(CSI) 지수는 지난해 7월 101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달 95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향후 여행 관련 지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반대를 뜻한다.

여행사들은 높은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랑풍선은 패키지 여행사 중 최초로 오는 10일까지 경기 의왕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에 팝업 매장을 열고 여행 상품 예약을 받는다. 모두투어는 올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패키지 상품·항공권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