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로 부서진 렌터카 승용차.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운전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동승자를 태우고 운전하다 전봇대를 들이받아 사고를 낸 사람이 휴대전화의 자동신고 기능으로 덜미를 잡혔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 11시 47분쯤 제주시 한림읍 협재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렌터카 승용차가 주변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후송된 운전자 A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동승자 B 씨는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A 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캐물을 예정이다.
한편, 해당 사고 신고는 A 씨나 목격자가 아니라 차량에 있던 휴대전화가 충격을 감지하고 스스로 소방서에 긴급구조 요청을 보내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의 경우, 갑작스러운 충격·속도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이 있어 자동차 사고 등에 따른 강한 충격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119에 긴급 구조요청을 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기능으로 생명을 구하거나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는 사례도 여럿 나타나고 있다. 올 1월에는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등을 들이받은 30대 운전자가 자신이 설정해둔 자동 신고 기능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바람에 붙잡혔다. 지난해 12월 24일에도 혈중알코올농도 면허취소 기준(0.08%) 이상인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한 도로에서 승용차 전복 사고를 낸 20대 C 씨 또한 해당 기능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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