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다음 대선도 당선되면 36년 초장기집권 가능

예카테리나 2세 재위기간 넘어

또 한 번의 대통령선거 승리로 총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아가 2030년 치러질 대선에도 출마해 2036년까지 집권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총 통치 기간은 36년으로 늘어, 43년을 다스린 러시아 초대 차르(황제) 표트르 대제 다음으로 최장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18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치러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87.34%의 득표(97.39% 개표 기준)율을 올리며 승리했다. 2000년, 2004년, 2012년, 2018년에 이어 또 한 번 대선에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집권 5기를 열며 총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됐다. 이는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집권 기간 29년을 넘어서는 기간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현재 72세인 푸틴 대통령은 2030년에 치러질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수 있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푸틴 대통령은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을 넘어서게 되며, 표트르 대제를 잇는 최장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이 가능해진 건 온갖 꼼수를 동원한 덕분이다.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직 3연임 금지 규정을 피하려 2008년 대선에 자신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부총리를 대통령으로 올리고 본인은 총리를 맡아 1인자로 군림했다. 이후 2009년에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린 뒤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대통령직에 올랐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앞서 또다시 개헌을 통해 자신에 한해 사실상 3연임 규정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이뤄냈다. ‘개헌 발효 시점 이전 대통령직 임기는 산정하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으로 이전 자신의 임기를 백지화한 것이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2030년 대선 도전에 나설 경우 80세를 바라보게 되는 자신의 나이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이 이를 의식해 공포정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