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한동훈 ‘침묵’ … 갈등확산 일단 자제모드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당이 또다시 부딪치는 소위 ‘윤·한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미래 공천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평가받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침묵으로 일관했고, 대통령실도 대응을 자제하고 있으나 내부에선 불만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로 이뤄졌다는 평가에 대해 “개인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미래 공천 결과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며 ‘친한 공천’ 논란이 제기되자 이를 엄호하고 나선 것이다. 장 사무총장은 “특정 인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서 다 친한 인사 공천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인 비대위원 2인(한지아 비대위원·김예지 의원)이 당선권에 해당하는 순번을 받은 점과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이 상대적으로 뒷번호인 비례대표 24번에 배치된 점 등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이 의원의 공개 저격에 ‘윤심’이 실린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 같은 논란에 장 사무총장은 “고려할 부분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으나, 이미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된 상황인 만큼 이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총선을 20여 일 앞둔 시점에 ‘당정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불참했다. 정치권에서는 황 수석이 전격적으로 거취 결단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후민·손기은 기자